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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F/편애 축구선수

조세 무링요 VS 박경훈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2. 25.



나는 독선적인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냉소적인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거만한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독선적이고 냉소적이고 거만한 이 남자,
이상하게도 매력적이다.



다음 인물검색 사진은 부드러운 이미지로 나왔지만,
실제 그는 차도남이자 독설가이며 카리스마 넘치는 세계 최고의 감독이다.



이런 무링요를 보고 있자면
K리그 감독 중에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물론 객관적으로 두 사람을 비교한다는 건 무리수지만,
개인적으로 K리그에서 박경훈 감독의 존재감은
무링요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박경훈 감독은
백발의 헤어스타일과 패션 감각,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무링요와 비슷하지만,
무엇보다 리그 14위인 팀을 1년 만에 준우승까지 이끈
명장이라는 점이 닮았다.





1. 축구감독계의 패셔니스타


모노톤의 수트에 긴 코트, 느슨하게 푼 넥타이 혹은 머플러......
로맨스 그레이의 매력이 물씬 풍긴다.
무엇보다 무링요 패션의 완성은
무심한 듯 시크한, 그러나 열정적인 애티튜드와 표정이다.




박경훈 감독 역시 K리그의 간지남으로 유명하다.
무링요가 무채색의 수트로 간지를 뽐내는 반면,
박경훈 감독은 넥타이나 머플러 등 소품에 포인트 컬러로 활용할 줄 아는 패셔니스타.
(제주를 상징하는 주황색 컬러를 포인트로 자주 활용)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복근까지 잘 관리한 몸매도 패션에 한 몫한다.
 







2. 카리스마 종결자


무링요는 진정한 카리스마 종결자이자
언론과 다른 팀의 감독, 선수들에게는 독설가로 유명하다.
그가 남긴 수많은 어록을 한 번 보자.




"나는 유럽챔피언이며, 주변에 널려있는 시시한 감독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특별한 존재(special one)라고 생각한다."
(첼시에 감독으로 부임하며)





"고개를 당당히 들어라. 그리고 저기 숨이 턱까지 차있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라."
(EPL 2006-07 시즌에서 아스날에 비기며 맨유에게 우승을 넘겨준 상황에서
풀이 죽은 첼시 관중석을 향해 선수들을 가리킨 후, 고개를 들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쉬지않고 뛰어라. 너희들이 받는 돈 이상으로 뛰어야만 살아 남는다."
(FC 포르투에서 선수들을 훈련시키며)





"통역관이었던 나는 지금 첼시 감독이다.

내가 통역관에서 명문팀 감독이 될 때까지 당신은 여전히 삼류 기자다. 지금까지 뭐했나?"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예선을 앞둔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 통역관이었으면서 왜 무례하게 구느냐고 묻는 기자에게)





"내가 두려워 하는 건 오직 신뿐이다. 축구에서 두려워할 게 뭐가 있겠나?
나는 맨유보다 조류독감이 더 무섭다."
(EPL 2005-06 시즌 맨유가 리그 후반 10연승을 하며 첼시를 쫒아오자)




무링요가 독설과 남자다운 카리스마로 명성이 높아진 반면,
박경훈 감독은 따뜻한 카리스마로 유명한 감독이다.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을 1년 만에 준우승까지 이끈 힘은 칭찬과 격려였다.



"지난 해 말 팀에 부임해서 선수들과 첫 대면을 한 뒤 발견한 가장 큰 문제는
자신감 결여와 의지력의 부족이었으며, 패배의식에 젖어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그런데 그중 가장 속상했던 것은 선수들의 얼굴에 '웃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2007년 웃음을 잃어버린 저처럼 말이죠.
성적을 끌어 올린다거나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키고 싶다는 생각은 뒷전으로 물렸습니다.
먼저 그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고 싶었어요."





"평범한 교사는 떠들다 수업을 끝내고 훌륭한 교사는 지식을 전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위대한 교사는 가슴에 불을 댕긴다고 하더군요.
저는 위대한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선수들 가슴에 불을 댕겨 창조적 축구를 완성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후회 없는 90분을 보내고 관중들이 열광하는 축구를 만들고 싶습니다."






3. 축구감독 끝판왕



애초부터 자신이 축구선수로서 재능이 없음을 안 무링요는
23세에 선수에서 은퇴하고, 축구감독으로서의 꿈을 키워 나간다.
그리고 유소년팀 감독, 통역관 등을 거쳐 자칭 '스페셜 원'일 뿐만 아니라,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감독이 되었다.
포르투칼어, 영어, 카탈로니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6개국어)를 구사한다는,
무링요는 만 48세의 나이에 어떤 감독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을 세워 나가고 있다.






박경훈 감독은 현역시절,
1986년과 1990년, 두 번의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뛴 성공한 축구선수였다.
그리고 아테네 올림픽 축구대표팀 코치를 거쳐
U-17 청소년대표팀 감독이 되면서 전도유망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열린 U-17 월드컵에서
1승 2패로 예선 탈락하게 되고, 수많은 비난 속에서 물러난다.
전주대학교 축구학과 교수로 재직하는 2년 동안,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그 속에서 자신도 배움을 얻게 된다.

그리고 2009년 말,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부임한다.
2006년 13위, 2007년 11위, 2008년 10위, 2009년 14위......
끝날 줄 모르는 패배의 나날을 보내고 있던 제주는
박경훈 감독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지도력으로,
2010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며 리그 준우승을 차지한다.





처음 축구를 볼 때는 선수들이 보였다.
이제 조금씩 축구를 알아가면서 전술이 보인다.
상대팀에 따른 전략, 교체 선수, 교체 타이밍에 따라서
경기는 미묘하게, 때로는 크게 변화하며
리그 최하위팀이라도 리그 최상위팀을 잡을 수도 있다.
이것을 결정하는 축구감독이라는 직업이 축구장에서는 신처럼 느껴진다.

조세 무링요와 박경훈 감독,
올시즌 두 사람이 창조하고 있는, 그리고 창조할
새로운 축구세상이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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