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끝났다.
이제 더이상 새벽 3시반에 일어나서
퀭한 눈으로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어젯밤,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결승전은
기대만큼 재미있는 경기는 아니었지만,
다른 의미에서 감동을 주었다.
이니에스타는 결승골을 넣은 후,
'다니엘 하르케는 항상 우리와 함께'라고 쓴
티셔츠를 보여주는 세레모니를 했다.
에스파뇰이라는 경쟁팀의 선수이지만
같은 국가대표이자 친구이기도 했던,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기억하는 세레모니였다.
비슷한 일은 독일대표팀에도 있었다.
2009년 딸의 죽음을 견디지 못한
골키퍼 로베르트 엔케는 자살을 택했고,
독일대표팀은 호주와의 예선전에서
등번호 1번이 새겨진 그의 유니폼을
벤치에 함께 두고 경기를 치뤘다.
흔히들 축구 같은 스포츠는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 속에 숨은 감동적인 이야기들은
여심까지 뒤흔드는 무언가가 있다.
거칠게 달리고 부딪치는 것이 전부가 아닌,
남자들의 의리와 열정이 진득하게 배어 나온다.
단순히 스포츠가 주는 재미뿐만 아니라
남자들만의 세계가 지닌 묘한 매력으로
축구가 마냥 좋아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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