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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직관의 나날

[2010년 10월 9일 FC서울 vs 경남FC] EPL 부럽지 않은 경기

by Egoistyle 2010. 10. 9.




남아공 월드컵 이후 축구를 보겠다 결심을 하고,
TV 중계가 되는 27인치 모니터도 새로 구매한 뒤,

8월 14일 ELP 개막전으로
이청용이 주전으로 뛰고 있는 볼튼과 풀럼의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이것이 EPL이라면 실망할 수밖에 없는 졸리고 따분한 경기였다.
나, 축구 봐야 하는 거야? 하는 의구심을 품게 만드는 그런 경기였다. 그랬었다.

보통 K리그가 재미없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내게는 볼튼과 풀럼 경기도 만만찮게 재미없었다.

첼시, 아스날, 맨유, 리버풀(?), 토트넘, 맨시티도 상대가 어느 팀이냐에 따라
그냥 그런 경기를 펼칠 때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K리그, 축구장 가서 제대로 본 적도 없으면서 재미없다고 단정짓지 말자.



10월 9일,
FC서울과 경남FC의 경기를 봤다면 절대 그런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선제골을 넣은 경남FC.
서상민이 김태욱의 도움을 받아 치킨과 맥주를 먹느라 정신없던 찰라 골을 넣어버렸다.
- 사실 경남 FC는 루시오, 윤삧가람, 그리고 기성용 친구 김주영 정도 밖에 몰라서
골 넣은 사람이 누군지는 나중에 찾아봐야 했다.


뭐지? 너무 어이없이 들어간 골에 FC서울도 높은 볼점유율을 가지고,
유효슈팅을 마구 때리며 공격의 기회를 수없이 노렸다.

골기퍼 김병지가 계속 선방을 하기도 했고 FC서울의 운도 좋지 않아 전반이 끝날 때까지 득점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빠른 공수전환을 보여주며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었다.

전반 6분경에는 아디가 부상을 당해 피치 위에 쓰러지고 만다.
김병지 골키퍼와 경남 골문 앞에서 공중볼을 겨루다가 광대뼈가 골절 당했다고 한다...ㅠ.ㅠ
지금 상태로는 시즌 아웃 통보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포스트 시즌도 불투명한 상태라는 안타까운 소식.


이날 경기에서 슈팅이 25개, 유효슛이 13개라는 기록만 보아도
FC서울이 얼마나 골문을 간절하게 두드렸는지 알 수 있다.
FC서울이 전반에 수많은 득점 기회를 놓치고 후반에도 그러한 모습이 이어지자 
경기의 흐름이 경남FC로 가고 마는 것일까 생각하던 찰라
정조국 선수가 투입되었다.

해결사 정조국! 들어오자마자 데얀의 패스를 받아 골을 터뜨리더니,
하대성에게 도움을 주어 역전 골을 넣는다.
그리고 쐐기를 박듯 최효진의 도움을 받아 한 골 더 넣어
순식간에 3:1의 스코어를 만들어낸다.

그 뒤에 경남FC의 김인한 선수가 골을 넣지만 오잉? 어떻게 들어간거지? 하는 느낌이여서 현실감이 없었다.
3 :2의 상황이었지만 경기의 흐름은 FC서울이 다 잡아 놓은 상태였다.


골이 많이 터져야 재미있는 경기라고 할 순 없지만
골! 하고 신나하다 자리에 앉은 순간 또 연이어 터지는 골을 보는 건 정말 신났다.




경기가 끝나고 FC서울 선수들이 경기장을 돌며 응원석에 인사를 했는데
서포터즈 석 1층에 앉는 즐거움을 최효진 선수와 하대성 선수가 선사해주었다.
 
 
 
 
 
 
 
 
 
 

- 역시 축구장에 48배 줌 카메라를 들고간 보람이 있었다..>.< 하대성 선수의 잔근육이란. 으흣
지난 주에 경기보러 갔을 때 제파로프, 데얀, 아디, 이승렬, 그리고 김치우를 눈에 익혔다면
이번 주엔 하대성, 최태욱, 최효진 완전 눈에 들어왔다.
으흣. 글로 축구를 배우는 게 아니라 현장에 가면 더 쏙쏙 잘 들어오는 구나.
아아, 라리가도 프리미어리그도 직접 가서 보고 싶다.





또 하나!
축구 보러 갈 땐 닭튀김이 빠질 수 없는데
기름진 손이 되는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이런 순살 닭튀김 따위 먹지 않길!! 웩!!!!
배고파서 먹긴 했지만 닭살도 아닌 이런 걸 왜 먹어야하지 하는 기분

 



그러나 맥주는 빠져선 안 되지. 으흣.
종이컵은 하이트지만, 맥주는 아사히. 크하
한 캔 다 마셨더니 좀 취해버렸다.


그래도 인증샷 한 컷.
이번에는 리버풀 응원복 입고 축구 구경.
K리그는 살고 있는 지역팀을 응원하는 게 구장에 찾아가기 쉬울 것 같아서
FC서울을 응원하기로 마음 먹었다.
2011년 소시오 모집할 때 시즌권 끊을 생각이라
당장 FC서울 레플은 못 사겠다.
돈도 없다...ㅠ.ㅠ
(지난 석 달 동안 연속해서 아디다스에 몇 십만원을 퍼부었는지..ㅠ.)

K리그 보면서 자꾸 외국 팀 레플 입고 오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내 앞에 앉은 청년도 리버풀 바람막이 입고 있더라는..>.<
아는 척 하고 싶었다. 나도 리버풀 팬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 왜 말을 못 해!!!!



그리고 또 하나! 우연히 경기장에서 김현회 씨 만나면 좋겠다.
그것이 나의 로망? ㅋㅋ

으흣. 가장 최근에 올린 그의 칼럼에서
 
나도 축구장에서 여성과 연애 좀 해보자. 경기장에서 함께 축구를 보고
위닝 일레븐을 한 뒤
홍대 마포나루 냉면 집에서 알밤 막걸리 한 잔 하며
축구 이야기를 할 사랑을 찾고 싶다.



내가 해줄 수 있다! 정말 나 잘 할 수 있다. 위닝 일레븐의 컨트롤은 좀 자신 없지만
- 와우(wow)할 때 친구들한테 욕 좀 많이 먹었기 때문에..ㅠ.ㅠ
막걸리랑 축구 이야기랑 사랑은 자신있다!!!!
나도 축구장, 로렐 양 말고 남자랑도 가고 싶다..ㅜ.ㅜ 어헝헝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