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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직관의 나날

[2010년 10월 3일 FC서울 vs 인천유나이티드] 나의 K리그 첫 관람

by Egoistyle 2010. 10. 5.





축구가 좋아, 재미있어. - 그 말에는 축구 선수 좋아. 섹시해. 멋있어 포함
그렇게 생각했지만 월드컵 이후 K리그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몇 경기 챙겨보는 것도 힘들 정도로 바빴기에 K리그가 우선순위에서 밀려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충동적으로 FC서울과 인천유나이티드 경기를 보러가기로 했다.
로렐 양은 예매? 안해도 될 걸? 이라고 말했지만
이 날 경기는 어린이들이 무료라 가족 단위의 축구 팬들이 많았다.








K리그도 팬들이 많구나.
줄이 꽤 길었다.
W석에 앉는 걸 좋아하는데
여기 비싸길래 E석으로 갔다.

나는 레알마드리드 레플리카 산 기념으로 입고 갔는데
분위기 상 처음에는 아, 내가 잘못 입고 왔나? 생각하며 후드로 잘 가리고 있다가
레알마드리드 홈 레플을 입은 초등 어린이를 발견! 그 뒤로 당당하게 펼쳐보였다. 
- 나 의외로 소심한 여자




최효진의 팬인 로렐 양이지만
올 시즌 이미 17골을 기록한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병수라는 공격수가
왜 국대에 안 뽑히나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이 경기 보고나서 국대 리스트에 유병수가 들어가 있길래 반가웁더라는.
- 아아, 이렇게 선수를 한 명씩 알아가는 구나. 음. 난 대놓고 게으른 여자. 정보 주워 먹는 여자. 







긴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티켓 구매



축구장엔 외국인도 많았다.



시축하러 온 지소연과 여민지 선수



경기 시작!


FC서울 서포터즈의 열띤 응원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훈훈한 외국인










아직 어떤 팀을 응원할 지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
지고 있는 팀 우리팀이라는 생각으로
E석에 앉아 인천 유나이티드를 응원하노라니
부끄러운 거, 튀는 거 참지 못하는 로렐 양이
전반 끝나고 인천유나이티드 응원석으로 가자고 말했다.
- 내가 그렇게 부끄러웠니?


그러나 똑같은 가격의 티켓이지만 들어가는 입구가 달라 자리를 옮길 수 없었다..ㅜ.ㅜ
그나마 FC서울 서포터즈 석에서 멀어져서 인천유나이티드 응원석 가까이에 앉았지만
거기엔 어린이 팬들 가득.
인천유나이티드 후보 선수들이 피치 바깥 쪽에서 몸을 푸는데
몹쓸 어린이들이 "꺼져!" 라고 외치길래 눈을 흘겨줬다.


인천이 득점의 기회를 노리며 달려들어올 때, 패널티킥을 넣을 때
"골! 골!"을 외치면 앞에 앉은 초딩들이 날 쳐다보길래 또 눈을 흘겨줬다.
게다가 어린이 중 하나가 의자를 밟고 올라서길래 그러면 안 된다고 밟는 거 아니고 그런 뒤
그 어린이 무리들에게 나이를 묻는 등의 행동을 하자
아아 옆에 앉은 로렐 양 완전 부끄러워했다.




그렇다.
나는 K리그 관람하러 가면서
레알 마드리드 레플 입고
FC서울 팬들 많은 자리에서 당당히 인천유나이티드 응원하고
어린이들과 신경전을 벌이는 그런 여자였던 것이다.-_-;


그러나 나는 이런 내가 좋아. ㅋㅋㅋㅋㅋㅋ
그날 즐거웠어. 재미있었어. 행복했어.
축구를 이렇게 경기장에서 보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