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1 [2011년 4월 24일 광주 VS 서울] 광주원정 패배, 황보관 감독 사퇴, 그리고 결코 알 수 없을 가지 않은 길 "헉!" 번쩍 눈을 떴다. 배갯잇이 젖을 정도로 땀이 흥건하다. 얼른 손을 뻗어 머리 맡에 놓인 액자를 집는다. 아직도 감동이 가시지 않은, 며칠 전 리그 우승 사진이다. 안도의 한숨이 가슴을 쓸어 내린다. 아직도 종종 사퇴하는 꿈을 꾼다. 실제로 당시 팬들의 비난을 견뎌내지 못했더라면, 단장이 사퇴 의사를 받아들였었다면, 지금의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마른 목을 축인다. 가만히 눈을 감아본다. 나는 황보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한 FC서울의 감독이다. "여기서 주무시면 얼어 죽어요." 누군가 어깨를 잡고 흔든다. 눈을 떠보니 공원 벤치에 누워있다. 텅빈 소주병이 굴러 떨어진다. 맞다, 어제 나는 FC서울의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것이 정말 현실. 지난해 우승팀.. 2011. 4.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