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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신5

[2011년 3월 20일 전남 VS 서울] 지금은 맹모삼천지교를 실천할 때 축구를 알기 전의 나는 '광양'하면 '광양매화축제'나 '광양불고기'를 먼저 떠올렸다. 2011년 3월 20일의 나는 '광양'하면 '광양전용구장'이 떠오른다. 아침 5시반에 일어나서 빗속을 헤치며 머나먼 광양까지 내려가 매화 한 송이 제대로 못 보고, 불고기 한 점 제대로 못 먹어도, FC서울의 축구를 볼 수 있으니까 괜찮...... 기는 개뿔! 감기로 골골대는 병든 육신으로 90분 동안 뛰고 노래하고 소리쳤건만 3:0이 뭐냐고!!! 하... 그래도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부족한 잠, 감기와 싸우며 6시간을 힘들게 내려갔지만, 다행히도 새벽부터 내리던 비는 서서히 잦아들더니 멈췄다. 곧이어 선수단의 버스가 도착했고, 선수들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연습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2011. 3. 21.
[2011년 3월 15일 FC서울 VS 항저우 그린타운] 추운 평일 저녁에도 축구장을 찾은 6,103인의 진정한 영웅들 영화 에서 잭은 바다에 뛰어들려는 로즈를 설득하면서 바닷물이 얼마나 차가울지에 대해서 얘기한다. " 온몸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이 밀려오죠.  숨도 쉬지 못하고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어요. 단지 고통을 느끼는 것뿐......" 나도 안다, 그 고통. 겨울, 그것도 한겨울에 축구장에 가보면 알게 되지. 특히 지난 크리스마스 자선축구경기에서 나는 얼어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버렸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 추위를 3월에도 맛볼 수 있었다. 바로 항저우전에서. 하지만! 그런 추위도 막을 수 없었던 승리의 쾌감이란! 3:0이라는 대승리는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성 위염에 시달리던 나냥도 점핑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콜리더들과 타나토스가 벗었다. 오랜만에 직관하는 남자인간의 상반신 누드.. 2011. 3. 18.
[2011년 3월 12일 대전 VS 서울] 첫원정, 열정있고 따뜻했던 수호신 사람들 오전 11시, 서초역. 하나의 목적을 가진 여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K리그 2R FC서울과 대전시티즌의 경기를 보러가기 위한 FC서울의 서포터즈다. 오늘 원정차량은 4대. 상암에서 10시에 출발한 차들은 11시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지만, 아직이다. 처음 원정응원이란 것을 가보게 된 나는 기대감과 동시에 부담감을 느낀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어간다는 것은 즐거움인 동시에 스트레스이기도 하다. (냐냥은 주말에도 출근하는 관계로 대전원정길에 함께 나서지 못했다.) 지금 가방에는 캔맥주 2개와 감자칩 과자, 치즈맛 소지지들이 수줍게 들어있다. 옆자리에 누가 앉게 될지는 모르지만, 빨리 친해지는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술이니까. 버스를 기다리던 같은 소모임 분들과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 2011. 3. 18.
[2011년 3월 6일 서울 VS 수원] K리그 개막 - 패배에 대처하는 서포터즈의 자세 3월 6일은 절기 상으로 '경칩', 개구리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 봄을 알린다는 그 날이다. 그리고 이 날은 EPL로 근근히 연명하던 겨울이 끝나고, 경기장에서 직접 축구를 볼 수 있는 K리그 개막날. 그것도 지난 여름 홀로 빗속을 헤치면서도 수원으로 달려가게 만들었던, 경기장을 가득 채운 함성과 열정으로 가슴 뛰게 했던 바로 그 경기, 서울과 수원의 더비전이다. 이 날을 위해서 시즌티켓도 사고, 수호신의 소모임에도 가입하여 열혈서포터로 거듭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경기 시작 2시간 전, 유니폼과 챔피언 머플러를 사서 경기장으로 들어선 냐냥과 나는 처음 서포터즈석에 서는 것에도 불구하고 얼떨결에 가장 중심자리에 앉아버렸다. 경기 시작 전부터 수호신과 그랑블루는 기싸움을 시작했고, 경기장의 분위기는.. 2011.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