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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축구잇수다

박지성의 부상은 위기, 그러나 포스트 박지성에 대한 기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0. 12.


한국 축구에서 '박지성'이란......

아르헨티나 축구를 말할 때 마라도나를,
브라질 축구를 말할 때 펠레를,
네덜란드 축구를 말할 때 요한 크루이프를 빼놓을 수 없듯이
앞으로 한국축구사를 얘기할 때 반드시 빠지지 않고 등장할 인물일 것이다.




그는 J리그, 에레디비지에를 거친 EPL 빅클럽 맨유의 선수이며,
세 번의 월드컵 출전과 매회 골 기록으로
4강과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한국 축구의 새역사를 일구어 내었다.

하지만 그를 역사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는 현재이고, 앞으로 5년 이상도 거뜬히 뛸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박지성이 최고의 라이벌전이라고 할 수 있는 오늘 한일전에 결장한다.
고질적으로 아팠던 무릎의 통증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그의 자리를 윤빛가람이 대체하기로 했지만, 얼마나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실 이번 친선전에 박지성을 부르는 것부터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
그는 지난 9년간 부름을 받을 때마다 12시간의 비행을 마다않고 날아와 국가를 위해 뛰어주었던 선수다.
그랬던 그였기에 EPL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이제 친선전 정도는 휴식을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50년 동안 무관에 그쳤던 아시안컵을 생각하면
주장이자 전력의 핵심인 그를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월 아시안컵 전의 마지막 A매치지 않은가.

어쨌든 박지성은 이번에도 한결같은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한일전을 치르기 위해 입국했다.
하지만 그의 부상 소식에,
이번 한일전뿐만 아니라 앞으로 한국축구에 끼칠 영향때문에 걱정이 앞선다.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게 이런 생각이 고개를 들기도 한다.
그의 결장이 당장은 독이지만, 멀리 보면 약이 될지도 모른다는.
최고의 심리적 압박을 받는 한일전에서
팀의 정신적 지주와 같은 박지성 없이도(물론 이영표 선수가 있지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면,
기성용과 윤빛가람이 중원을 장악하고, 이청용과 박주영의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이것은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적 시작점이 될 것이다.

이제 덜 중요하지만 급한 일보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을 먼저 할 시간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박지성은 현재지만, 머지않아 역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니까.
'포스트 박지성'에 대한 고민,
그 해결의 실마리를 오늘 경기에서 보고 싶다.



(+)

무엇보다 캡틴의 빠른 회복을 바라면서,
또한 애정하는 기성용 선수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오늘 비록 전과 같은 캡틴의 세레모니는 볼 수 없겠지만...
용, 너의 세레모니를 기대해 봐도 될까?
셀틱 이적 후에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너에 대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경기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