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나와 몸을 풀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정성룡 선수가 나왔는데, 105번 선수가 정성룡을 따라 몸을 푸는 사진은
백호 특집으로 따로 묶어서 풀겠다..>.<
곧이어 나머지 선수들도 경기장에 나와 두 패로 나눠서 준비운동을 했다.
로렐 양 덕분에 기성용이 있던 쪽으로 시선이 더 먼저 갔다.
그런데 한참보다보니 그쪽은 주전 스쿼드가 아니라는 거.
차두리와 기성용이 주전이 아니란 말이지?
왜? 멀리서 불러놓고 왜? 왜? 라는 의문을 가졌지만 뭐, 감독 마음이지.
경기장 저 편에 붙은 플래카드가 눈에 띄였다.
개인적으로 어떤 축구 명언들보다 최고라고 생각하는 기성용의 발언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지~"
경기 시작하고 나서는 사라진 플래카드 - 디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서 떼어낸 것 같은데 난 마음에 든다 저 문구!
답답하면 내가 감독해야지 뭐. 그런 게 아니면, 대안이 없다면 그냥 닥치고 경기관람!
어쨌거나 친구인 로렐을 위해
거의 1년 동안 쓰지 않고 처박아둔 줌 잘 되는 디카를 꺼내왔다.
그러고선 나도 모르게 기성용을 찾아 찰칵찰칵.
아줌마처럼 뒷머리까지 파마를 한, 노란 운동화를 신은 남자 기성용
- 후반 투입되었을 때 혼자 노란색이라 진짜 튀더라는
기성용을 따라 찍다보니
대박 컷! 하나 건졌다.
가까이에서 본 것처럼 생생하게 찍진 못했지만 우리 위치를 생각하면 대박 대박
그것은 바로
KI 실룩실룩
하려면 제대로 하던가. 저거 한 번 하고 말았다.-_-;
팬서비스였던가! 원래 몸풀던 자리도 아니고 여기까지와서 실룩실룩해준 KI
게다가 KI만 유니폼 수선해서 입는 거야? 싶을 정도로 잘록하러 허리가 들어가는 라인.
뭐냐. 좀 좋아보인다.
이렇게 하드웨어 괜찮은 기성용이건만,
국대의 코너킥을 도맞고 중거리 슛도 근사하게 날리는 기라드가 꿈인 기성용이건만
매번 경기를 볼 때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상대선수에게 붙어 몸싸움을 하는 건 본인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축구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그렇다보니 열심히 뛰지 않는 건 아닐텐데 설렁설렁거리는 느낌도 든달까나.
몸을 부딪혀 치고 나가야할 부분에서 오히려 자기가 튕겨 나가는 장면도 몇 번이나 눈에 띄니까
저 기럭지에, 저 체격에 왜 그러는 걸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하지만 후반에 기성용이 투입되자마자 코너킥에서도 득점 가능한 기회가 연출되고,
전반에 우왕좌왕거림이 심했지만 기성용의 길고 정확한 슛은 경기를 한결 차분하게 보이게 만들어 주었다.
기성용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잘 살리면서 팀에서도 돋보이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쉬움을 준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거친 플레이를 하는 스코티시리그를 선택해서 간 것도
본인의 그런 면모를 개선하고자 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을거라고 생각되는데
얼른 셀틱에서 주전자리 꿰어차고 경기력을 향상시키면 좋겠다.
튕겨져 나가는 KI를 보는 건 뭔가 오글거리는 느낌이란 말이다.
특히 이번 경기는 한국팀에게는 위기였지만 기성용에게는 기회가 될수도 있었다.
여기서 눈에 띄게 잘 하면 주전경쟁에서도 훨씬 유리해질테고,
대국민 신뢰도 제대로 쌓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여러가지 팀 전체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좀더 부딪히고 돌파해내는 모습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부디 아시안컵에서는 더 나은 모습 보여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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