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은 뭐랄까.
나만의 풋볼월드에서 내가 바라던 대로 다 이뤄진 시간이었다.
토요일 9시 반 볼튼과 토트넘전,
으레 그렇듯 이청용의 선발출장으로 산뜻하게 출발.
가레스 베일과의 대결이니 뭐니 했는데 걘 보이지도 않았고,
1골 안 되면 1도움이라도 라고 생각했는데......
이청용은 1도움과 함께
축구에 무지한 이들에게 마르세유턴을 전파하는 대활약을 펼쳤다.
곧 이어진 맨유와 울버햄튼전,
박지성의 선발출장을 자막을 보며 두근두근.
요즘 챔스와 칼링컵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리그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못보여줘서 안타까웠다.
첫골을 성공시킨 이후에도 계속 양보만 하다가 골을 넣지 못했는데
' 이제 그만 양보하고 욕심 좀 내, 캡틴이 결정지었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한 종료 직전,
캡틴의 결승골이 들어갔다.
새벽 2시에 혼자 소리지르며 눈물이 왈칵.
박지성의, 박지성에 의한, 박지성을 위한 경기였다.
ㅜ_ㅜ
그리고 그날 따라 생중계를 도저히 찾을 수 없어서
(원래는 맨유전과 자체 이원생방송으로 보려고 했는데)
이어지는 녹화중계로 본 SPL 셀틱과 애버딘전,
기차듀오의 선발출장으로 엄마미소.
레인저스가 무승부를 기록한 시점에서 반드시 이겨 승점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였고,
셀틱의 승리를 바랐다.
팽팽하던 경기는 Ki군의 슛을 손으로 막은 녀석이 퇴장당하자
셀틱 쪽으로 급속하게 기울기 시작,
내가 축구를 관심있게 본 이래로 9 :0의 경기는 처음 목격했다.
ㅡㅡ;
일요일은 K리그의 마지막 경기들이 있던 날,
서울의 정규리그 1위를 굳게 믿으며 상암으로 갔다.
그리고 FC서울은 그 믿음을 져버리지 않고,
대전을 2 :1로 이기면서 챔피언결정전으로 직행.
추운 일요일 안개를 헤치고 가서 혼자 관람했던
아쉬움, 민망함, 처량함을 한 번에 날려버렸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새벽 12시 50분에 있을
리버풀과 첼시전으로 온 신경이 가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경기 전부터 질 것 같지가 않았다.
정말로 리버풀은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고,
토레스가 신기에 가까운 골을 2골이나 넣으면서 첼시를 이겼다.
드디어 부활하기 시작한 리버풀, 토레스.
이래서 내가 리버풀을 떠나지 못하는 거다.
그리고 이어진 캐스터의 방송예고,
박주영이 멀티골을 작렬시킨 모나코와 낭시의 경기를 녹화중계 해준단다.
그동안 골이 안 터져서 맘고생이 심한 박주영을 걱정했는데
지성이형을 따라서 리그 3,4호 골을 성공시켰단다.
이미 월요일 새벽 3시를 넘긴 시간이라 경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번 주말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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