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김현회 칼럼니스트의 글을 챙겨 읽지만
네이트에 로그인을 하고 댓글을 다는 일은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 글 '누가 이충성에게 돌을 던지나'는
나도 조금만 부지런했으면 다큐 <축구 그리고 세 개의 조국>을 보고나서 썼을 그런 이야기였던지라 공감도 되고,
아시안컵 일본 대표 선수로 이충성 선수가 뽑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또 한 번 조국이 그에게 상처를 주게 될까 걱정되었던 터라
댓글을 아니 남길 수 없었다.
그랬더니
까악.
엄마, 나 베플 먹었어.
이로써 냐냥의 실명 공개!
추천 받을지 몰랐다. 그냥 수많은 댓글 중에 하나가 될 줄 알았다.
재치도 없고 유머도 없고, 이충성에 대한 진심만 있었는데
그걸 알아주는 사람들이 665명이나 있어서 고마웠다.
내가 베플이 되고 내 생각에 동조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외에 내가 고마울 건 없다.
그런데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애국자도 아니고 애국심도 그닥 없고
축구를 볼 때도 박지성이 있어 맨유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히려 맨유 그닥 이런 느낌인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거.
조국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는 태도를 취할 수 있는 것도
나는 분명한 대한민국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국적이 뭐길래?
종이 한 장 위에 쓰여진 그 글자가
축구를 하는데 뭐가 그렇게 중요한 것이길래
축구를 사랑하고 공을 차고 싶어하는 한 사람을 이토록 상처주는 것일까?
폴란드인이지만 독일에서 국대로 뛰고 있는 포돌스키나 클로제나 터키 이민자인 외질이 국대에서 뛰는 걸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격하게 욕할까?
이충성 선수가 일본 국가대표로 뛸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건 결국 그의 조국이 아니었던가.
축구 선수에게 국가대표라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덥썩 물지 않는 것도 어리석은 것 아닌가?
기회주의라고?
똑같은 입장에서 본인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지금 자신의 생각에 근거한 판단이 아니라
모든 일을 이충성 선수와 똑같이 겪었다는 전제 하에서. 이충성 선수와 같은 삶을 살았다면 말이다.
남의 생을 다들 너무 쉽게 판단하고 쉽게 이야기 한다.
나 역시,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가볍게 입을 놀리게 될까 조심하게 된다.
이충성 선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정말 미안했다.
나는 여전히 애국자가 아니며 여전히 한국을 욕할 수 있지만
그는 일본 국적을 가졌지만 조국을 잊지 않으려고 해도 어떤 이들은 그를 손가락질 하며 욕한다.
그런 사람들이 이충성 선수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그가 어떤 마음으로 귀화했는지 어늘한 한국말로 오해가 생기지는 않을까,
그래도 일본말로 자신의 진심을 전하려고 했던 재일 3세 이충성
이충성.
김현회 씨의 칼럼처럼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뭔가 불만스럽고 내 마음대로 안되는 상황에 뭐 하나 걸려봐라 하는 마음으로 나쁜 기운을 싸지르는 그런 사람들 때문에
상처 받는 사람들이 없길 바란다.
그의 진심을 아는 이들이 더 많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미안하고, 내가 사랑하지 않는 조국을 가슴에 품어줘서 고맙다.
그래요. 나는 이충성 선수를 응원합니다.
그가 일본국가대표 선수라 할지라도
결승전에서 일본과 맞붙게 되더라도 한국을 응원하는 가운데에서도 이충성 선수가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길 바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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